[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서민교 기자] “오지환! 오지환!”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 셀룰러 스타디움 LG 트윈스 더그아웃에서 조용히 울려 퍼진 외침이었다. 오지환(25)을 향한 기대에 찬 찬사는 양상문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 선수들로 이어지고 있다.
오지환은 이날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서 첫 홈런을 역전 투런포로 장식하며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한데 이어 9회말 1사 만루 끝내기 패배 위기서 환상적인 더블 플레이 호수비로 3-3 무승부를 지켜냈다. 공‧수에서 오지환이 지배한 경기였다.
↑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이 환한 표정을 지으며 정성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평소 칭찬에 인색한 LG 선수단에서도 거침없는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시즌 개막 전부터 특정 선수에 대한 찬사 릴레이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확신이 있다는 것이다.
양상문 감독은 오지환에 대한 첫 평가 질문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보시다시피”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타격에 대한 노력을 많이 한 결과다. 의심을 하지 않아도 될 경기를 했다. 공‧수에서 모두 잘했다. 확실히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차명석 수석코치도 예외는 아니었다. 차 수석코치는 “(박)용택이처럼 타격을 하고 있다. 올라간 어깨를 내리고 인에서 아웃으로 스윙을 하면서 타이밍을 잡고 있다. 예전 같은 어이없는 헛스윙은 없을 것이다. 점점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냉철한 양 감독과 차 수석코치의 입에서 나온 극찬이라는 점이 의미가 있다.
오지환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박용택의 입에서도 침이 마르지 않았다. 박용택은 평소 오지환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면서도 아쉬움이 가장 컸던 팀 선배다. 그런 박용택이 “지환이는 확실히 야구천재다”라고 했다.
오지환에 대한 쓴 소리만 늘어놓던 박용택도 찬사를 이어받은 것. “평소 지환이한테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 그런 말을 듣고 스스로 바꿨더라. 정말 나랑 비슷해졌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환이는 한 가운데 직구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었다. 이젠 방망이 길을 알고 스윙을 하고 있다. 헛스윙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면서 “올해 야구 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지환을 바꿔 놓은 인물은 노찬엽 타격코치다. 오지환에게 특별한 지시 대신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고 깨우치게 만들었다. “선수마다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대로 치는 법이 있다. 모든 선수를 똑같은 교과서 야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평소 지론을 오지환이 느끼도록 한 결과였다.
오지환도 스스로도 한 단계 성장한 타격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오지환은 “타격 폼을 수정 중인데 느낌이 좋다. 적응이 빠르게 되는 것 같아 기분이 괜찮다”며 만족스러운 자평을 했다.
유일하게 찬사 대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노 타격코치만 “아직 적응하는 단계다. 더 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 타격코치는 오지환을 올해 골든글러브 0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LG는 확실한 톱타자가 없다. 양 감독이 그리는 이상적인 톱타자는 오지환이다. 그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결과를 위한 과정은 좋다.
↑ 오지환이 스프링캠프에서 원반던지기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