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고대했던 골이 터지기까지 104분이 걸렸다. 손흥민(레버쿠젠)이 혈투를 끝내며 아시안컵 준결승 티켓을 선사했다. 55년 만에 우승까지 이제 두 판만 남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22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이 연장 14분과 연장 후반 14분 연속골을 터뜨려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한국은 준결승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 판만 더 이기면 55년 만에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되찾는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9승 2무 1패로 크게 앞섰다. 우즈베키스탄은 2011년(3위 결정전)에 이어 2015년 대회에서도 한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 손흥민은 22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AFC 아시안컵 8강에서 2골을 터뜨려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전반 17분에는 수비진의 헤딩 클리어 미스가 노마크의 투르수노프(보르스클라 폴타바)에게 떨어지며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했다. 온몸을 날린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선방에 힘입어 실점을 면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촘촘한 수비에 패스 미스가 잦던 한국은 후반 중반 들어 손흥민이 살아나며 반격을 펼쳤다. 손흥민은 전반 25분 예리한 침투 패스로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를 위협하더니 1분 뒤에는 감각적인 감아 차기 슈팅으로 골을 노렸다. 하지만 골키퍼 네스테로프(로코모티브 타슈켄트)의 손끝에 걸렸다.
한국의 공격은 후반 들어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근호(엘 자이시)의 돌파와 이정협(상주)의 제공권이 위협적이았다. 하지만 방점을 찍지 못했다. 후반 2분과 후반 5분 이정협의 연속 헤딩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완벽한 찬스를 무산시킨 한국은 후반 26분 이근호가 우즈베키스탄 수비 사이로 침투한 뒤 슈팅까지 날렸지만 옆 그물이 출렁거렸다.
점유율을 높이고 공세를 펼치고도 마무리를 짓지 못한 한국은 오히려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특히, 후반 33분 라시도프(분요드코르)가 이근호를 제친 뒤 올린 크로스 과정에서 투라에프를 완벽히 놓쳤다. 투라에프가 어이없게 기회를 날렸기에 망정이지, 한국으로선 강펀치 한방에 ‘KO패’를 할 뻔 했다.
90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체력이 떨어진 우즈베키스탄을 강하게 압박하더니 연장 전반 14분 결실을 맺었다. 김진수(호펜하임)가 공격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뒤 띄운 크로스를 손흥민이 헤딩 결승골로 연결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알제리전 이후 A매치 11경기 만에 터뜨린 8호 골. 그리고 새해 첫 골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졌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을 이긴 한국은 오는 26일 시드니에서 이란-이라크전 승자와 준결승을 치른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