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16년 동안 옥살이를 한 당사자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한푼도 손해배상을 못받게 됐습니다.
소송 시기를 놓쳐 그렇게 됐다는데요.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한국 전쟁 때 아버지가 행방불명됐다는 이유로 가족 전체가 간첩으로 내몰린 박 모 씨.
전남 진도에서 박 씨 성을 가진 자가 간첩활동을 한다는 이른바 '진도 간첩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지난 2009년 재심에서 무죄로 판명됐지만, 이미 16년을 교도소에서 보냈습니다.
억울한 수감 생활 대가로 형사보상금 11억 원을 받은 박 씨.
가족 26명과 함께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냈습니다.
1심과 2심은 이들 가족에게 국가가 56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의 배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형사보상금을 받은 경우 6개월 안에 소송을 내도록 돼있는 판례 때문이었습니다.
박 씨가 형사보상금을 받은 건 지난 2010년 9월,
그런데 소송은 8개월이 지난 이듬해 5월에서야 제기해 소멸시효가 지난 겁니다.
단 두 달이 지나 56억 원을 날리게 됐습니다.
비슷한 사건으로 간첩으로 몰려 숨진 또다른피해자의 유족들은 소송을 벌여 51억 원의 국가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