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이날 2076.39를 기록해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2233.06)보다 156.67포인트(7.0%) 내려갔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980.78에서 1921.71로 3.0%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하락률이 더 컸다.
이 같은 경향은 종목별로 따져봐도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128만7000원에서 128만6000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삼성전자 우선주는 104만9000원에서 99만2000원으로 5.4% 떨어졌다.
현대차도 이 기간에 우선주 하락폭(-4.3%)이 보통주 하락폭(-0.3%)보다 컸다. 일부 종목은 우선주 약세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호텔신라는 보통주가 8만9500원에서 8만8500원으로 떨어지는 동안 우선주는 6만6100원에서 5만2000원까지 21.3% 수직하락했다. 에쓰오일 역시 우선주 하락률이 -12.1%에 달했다.
대개 우선주는 연말로 갈수록 강세를 보여 왔다. 배당에 대한 관심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차 우선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우선주 강세 현상이 두드러진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기업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미리 뛰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가가 급등한 부담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배당 이슈가 한참 떠오르던 지난 7~8월 코스피가 3.48% 오르는 동안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7.22%나 급등했다.
배당에 우선권을 갖는 대신 의결권이 없는 점도 최근 우선주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요즘 증시에서 가장 큰 이슈인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삼성그룹 관련주에서 찾을 수 있다.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불거졌을 때 삼성화재와 삼성물산 등이 상승하는 동안 이들 종목 우선주는 오히려 급락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선주가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눈여겨볼 만하다고 분석한다. 저금리 현상이 심해지고, 정부의 배당 확대 압력이 높아져 우선주의 매력은 멀리 내다봐야 한다는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기금 등 중장기적인 자금이 앞으로 배당투자로 모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대형주 우선주 중에서 보통주와 괴리율이 높고, 외국인 보유비중이 늘어난 종목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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