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법정] ‘김치 따귀’ 맞은 원기준, 손해배상 가능할까?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황당하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TV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연 현실에서는 가능한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인지 ‘TV법정’에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손진아 기자]

◇ 사건일지

MBC 아침드라마 ‘모두 다 김치’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김치 따귀’ 장면. 보기만 해도 김치의 매운맛에 따갑고 아플 것 같은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사건의 정황은 이렇다. 나은희(이효춘 분)은 딸 유하은(김지영 분)과 이혼한 전 사위 임동준(원기준 분)이 악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임동준이 김치에서 이물질이 나오도록 계략을 꾸민 것을 알아차렸고, 곧바로 임동준이 있는 사무실로 쫓아갔다.

나은희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이러고도 네가 사람이냐.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는 걸로도 모자라서 이런 걸로 장난치는 거냐”며 소리쳤다. 이어 “김치에서 고무줄이 나와? 그 좋은 머리로 생각한다는 게 고무줄 몇 가닥 잘라 넣어서 사람한테 뒤집어씌우는 거냐”고 말했다.

이에 임동준은 “그 여자가 누굴 닮았나했더니 무식한 건 지 엄마와 딸이랑 아주 똑같네”라며 혀를 내둘렀고, 참다못한 나은희는 손에 들고 있던 김치로 임동준의 뺨을 내리쳤다.

나은희가 김치로 임동준의 뺨을 때리면서 임동준은 황당함과 충격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또 그의 하얀 셔츠에는 김칫물로 새빨갛게 물들여져 있었으며, 뺨을 내리치면서 튀긴 김칫물이 사무실 온 사방에 묻어 있었다. 과연 임동준은 나은희에게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 있다면 어떤 소송이 가능할까?

◇ ‘솔로몬’ 손수호 변호사의 선택은?
#. 형사 책임

먼저, 주거침입죄(형법 319조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가 해당된다. 회사 사무실은 경비원이나 출입카드 등에 의하여 관리되고 있고, 남자가 여자에게 당장 나가라고 한 것을 볼 때 나은희는 임동준의 의사에 반하여 침입한 것이므로, 주거침입죄 성립 가능하다.

김치따귀는 사람의 신체에 대해 폭행을 가한 것이므로 폭행죄(형법 260조 2년 이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성립된다. 여기에 만약, 김치가 단단히 얼어있었다면 위험한 물건에 해당되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처법’) 적용(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3조 1년 이상의 유기징역)될 수 있따.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서 폭행한 경우에는 폭처법이 적용되어 가중 처벌된다. 김치가 단단히 얼어 있었거나, 김치 속에 단단한 물체가 숨겨져 있었다면 폭처법 적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김치따귀로 의해 임동준의 사무실은 온 사방이 김칫물로 도배가 되었다. 캐비넷, 액자가 훼손된 것은 물론, 흰색 와이셔츠에도 김치가 묻으면서 본래의 흰색을 회복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본래의 효용을 해하게 지저분해졌고 원상태로 회복도 안 될 것이므로 재물손괴죄(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가 성립된다.

단, 장식장, 바닥 등 청소해서 회복할 수 있으면 재물손괴죄가 성립되지 않으며, 남자와 여자 단 둘이 있을 때 서로 막말하였으므로 ‘공연성’이 없기에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는 성립이 되지 않는다.

#. 민사 책임

김치따귀를 때린 행위는 민법상의 불법행위이므로 손해배상 책임 있다.(민법 750조) 아무리 남자가 파렴치한 행동을 해서 원인을 제공하였더라도 불법행위는 용서되지 못하며, 폭행으로 인한 치료비 및 청소비용과 치료받는 동안 일하지 못한 손해 및 청소하는 동안 사무실 사용하지 못한 비용 및 위자료를 지불해야한다.

여기서 여자가 바닥에 버린 김치는 누구의 소유일까. 여자가 다시 돌려달라고 할 수 있을지, 남자가 여자에게 치우라고 요구할 수 있을지를 놓고 봤을 때 여자는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남자도 딱히 버려진 김치를 가지고 싶어 할 이유가 없게 되면, 남자가 여자에게 수거를 요구할 수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