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18일(14:2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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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건설사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건설업황 침체와 높은 부채가 매각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과거에 비해 낮아진 가격이 해당 건설사들의 회생여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남광토건은 18일 회사 매각을 위한 제3자방식 유상증자 및 외부자본 유치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과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은 인수의향서(LOI) 및 비밀유지확약서(CA)를 오는 29일부터 단 이틀만 접수받은 후 다음달 2일 곧바로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남광토건이 재매각에 나서면서 다음달까지 매각절차를 진행하는 법정관리 건설사는 모두 4곳에 이를 전망이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달 LOI접수를 마치고 현재 중소형 건설사 1곳과 계약대상 선정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LIG건설은 전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LOI를 접수받는다. 매각주간사 선정을 마친 쌍용건설은 이르면 다음달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밖에도 지난달 법정관리를 졸업한 극동건설이 조만간 주간사 선정 작업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근 매물이 몰리는 이유는 수년간 새주인을 찾은 법정관리 건설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2012년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시공능력 100위권 안의 15개 법정관리 건설사들은 모두 매각 유찰로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여기에 관망하던 법원이 올해 벽산건설과 성원건설에 대해 파산을 결정하는 등 법정관리 건설사들의 회생가능성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남은 건설사들이 받는 압박감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 기업이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회사 매각을 통한 목돈 마련이 핵심인데 이 부분에서 진전이 전혀 없다"며 "건설사 매물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차갑지만 관망하던 법원이 건설사들을 압박하기 시작하면서 매각 시도가 잦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차례 매각 실패를 통해 낮아진 인수가격은 투자심리를 자극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PF부채를 포함해 1조원 이상으로 거론되던 쌍용건설의 현재 매각가는 2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되며 동양건설산업과 LIG건설도 기존 대비 100억원 이상 줄어든 가격대에서 매각을 진행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건설사들의 수익성이나 업황 개선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매각을 성사시키려면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다"며 "아직 수주력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가격 부담이 줄어든 건설사들은 투자매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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