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08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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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사 기업금융실 관계자들 고민이 커졌다. 일감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회사채 인수(주간) 부분은 증권사 IB사업부문 내에서 그나마 '돈이 되는' 영역으로 꼽혔으나 회사채 쪽 영업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하반기 신규 회사채 물량이 감소 현상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여전채(여신전문금융업채권)보다는 수요예측 과정을 진행하는 일반 회사채 주간(인수)가 주요 수입원인데, 최근 일반 회사채 발행 시도가 크게 줄었다.
이달 들어 진행된 수요예측은 롯데건설 1000억원 회사채 1건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달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가 올해 들어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중 최저치(2.46%)까지 하락하면서 싼 값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 회사채 발행 시도가 많았다. 지난 5월 1조8000억원 수준이었던 수요예측 규모는 지난달 3조7000억원까지 뛰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되는 양상이다. 휴가철 회사채 '비수기'와 맞물리면서 하반기부터 신규 회사채 물량 부족 현상은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여름 휴가철이 전통적인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IB업계 관계자들은 올들어 강도가 더 심해졌다고 전한다.
STX 사태와 동양 사태 등으로 중견그룹들이 회사채 시장을 활용하기 어려워진데다, 건설 해운 조선 등 재무활동이 활발한 기업들도 예년만큼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 밖 금리 하락세도 회사채 발행 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금리는 시장 전문가들 예상과 달리 연중 저점을 형성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이미 ‘큰 손' 발행사(기업)들은 저금리 기회를 활용해 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해 둔 상태라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자금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다.
대부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소극적인 경영 전략을 취하면서 신규 자금조달 수요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기업들 자금조달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회사채 발행 물량 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신규 회사채 물량이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시장에 나온 회사채들은 높은 수요예측 경쟁율을 기록하며 매각되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서 좀처럼 흥행 기록을 세우지 못했던 롯데건설(A+급)은 최근 10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하는 수요예측에서 총 기관투자자금 1400억원을 끌어 모았다.
전문가들은 기관들 회사채 투자수요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시장 투자자인 보험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 회사채 물량 확보 전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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