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S&P 민사소송 제소 계획

미국 법무부와 50억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신용평가 오류혐의로 또 한차례에 소송전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미국 증권규제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S&P 신용등급 산정업무를 문제삼고 나섰다.
23일 S&P 모기업인 미국 출판재벌 맥그루힐 파이낸셜은 "22일 SEC가 S&P 신용평가 업무와 관련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웰스노티스는 SEC가 민사소송을 제기하기전 해당기업에게 마지막 소명기회를 주기위해 보내는 통지서다. 해당 기업이 내놓은 소명 내용을 보고 SEC는 소송진행여부를 최종 결정하는데 일단 웰스노티스틀 보내면 소송에 들어가는게 일반적이다. SEC가 S&P를 상대로 실제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는 SEC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첫번째 소송 사례가 된다.
SEC가 문제삼고 있는 것은 S&P가 지난 2011년 진행한 6건의 상업용 모기지담보증권(CMBS)신용등급 산정 과정이다. SEC는 당시 S&P가 CMBS 신용등급 산정방식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채 자의적으로 변경하는 한편 등급산정 방식도 일관되게 적용하지 않는 등 연방증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신용평가 시장점유율과 신용평가업무를 더 따내기위해 자의적으로 CMBS 신용등급 산정방식을 발행업체에게 유리하게 바꿔줬다는게 SEC 주장이다. 혐의가 입증되면 벌금 부과는 물론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최근 S&P는 신용평가업무때문에 줄소송을 당해 곤혹스런 상황에 빠져있다. S&P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휴지조각이 된 부실금융상품에 최고등급인 트리플A(AAA)신용등급을 줘 이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끼친 혐의로 지난 6월초 호주연방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다. 또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2월 S&P와 모회사 맥그루힐을 상대로 50억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현재 치열한 법리논쟁을 진행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지난 2007년 S&P가 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상품에 과도하게 높은 신용등급을 줘 투자자들을 오도했고 결국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봤다는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