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주 김영사 대표 전격 사표…내부문제와 사재기 논란 도의적 책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으로 국내 출판계를 대표하는 박은주 김영사 대표가 지난달 31일 전격 사퇴했습니다.
2일 출판계와 김영사 측에 따르면 박 대표는 출판유통과 관련한 회사 내부문제와 사재기 의혹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김영사는 최근 유통과 마케팅과 관련한 내부문제가 불거져 지난 4월 말 간부 두명에게 대기 발령을 내리고 다른 직원 두 명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자체 조사를 벌여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서적도매업체가 김영사의 자회사인 김영사온에서 펴낸 책을 한 권씩사라고 직원에게 지시한 일이 외부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김영사의 한 관계자는 "회사 내부의 유통 관련 문제로 인해 최근 분위기가 상당히 어수선한 상황이었다"며 "사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영사가 직접 지시한 적은 없지만 회사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박 대표가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경영 악화는 사퇴 원인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김영사의 매출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출판계 전체의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지 김영사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영사가 회사 내부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해 창업자인 김정섭 전 사장이 지난 4월 1일자로 회장직에 복귀했습니다. 김 회장은 지난 1989년 박은주 당시 편집부장을 사장으로 앉히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25년 만에 김영사로 돌아온 김 회장은 요즘 일주일에 두 번씩 출근하면서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맡고 있는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박 대표는 출판인회의 회장을 맡은 뒤 도서정가제 법안 마련, 출판문화진흥기금 조성 등 출판계 숙원을 해결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박 대표는 김영사의 대표를 맡으면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
박 대표의 사퇴 소식을 접한 한 출판사의 대표는 "지난주까지도 출판계에서 의욕적으로 일하신 분이 갑자기 사퇴 결정을 했다고 해서 너무나 안타깝다"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출판계가 더 힘든 상황을 맞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