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마일리지 축소…카드사 고객들 소송준비

지난해 2월 항공 마일리지 혜택 때문에 외환 크로스마일 카드에 가입한 고객 이지수 씨(가명ㆍ29)는 한 달 후 마일리지 혜택 축소 공지를 보고 황당했다.
사용 실적 1500원당 2마일로 다른 카드보다 마일리지 적립률이 높아 연회비 10만원을 감수하고 가입했는데 한 달이 채 안 돼 1.8마일로 서비스가 축소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카드사에 문의했지만 "약관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이씨는 "부가서비스가 축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라도 제대로 해줬다면 이렇게 황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사의 일방적인 부가서비스 축소에 회원들이 뿔났다.
최근 외환 크로스마일 카드 회원 일부가 지난해 항공사 마일리지 혜택을 일방적으로 축소한 외환카드사에 "유효기간까지 마일리지를 보장하라"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황선기 변호사는 "부가서비스가 축소될 수 있다는 아무런 설명 없이 카드사가 판촉을 벌인 것은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불완전 판매에 해당한다"며 "카드사를 상대로 소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는 1년 이상 서비스를 유지하고 6개월 전에 고지하라는 감독규정을 지켰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회원들은 외환카드가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계획이 있으면서도 발표 직전까지 무분별하게 판촉을 벌였다고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부가서비스 유지 기간을 최소 3~5년 수준으로 연장하는 여전법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사전 설명 없이 부가서비스 축소를 일방 통보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초 아시아나클럽 마스터카드 계약자 100여 명이 한국씨티은행을 상대로 낸 마일리지 축소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카드 약관에 '항공사 마일리지 혜택을 줄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계약자에게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