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소치올림픽에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바람이 제법 거세다. 여러 가지 조건들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어떤 대회든 소위 스타를 갈구하게 마련이고 ‘샛별’처럼 등장한 신데렐라의 스토리는 많은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 샛별이 도전하고 있는 곳이 아성처럼 단단한 여왕의 성이니 호사가들의 입방아를 자극할 소재이기도 하다. 심지어 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의 선수다.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김연아(24) 입장에서는 스쳐지나가는 바람 이상도 이하도 아닐 대상이다. 대부분의 종목이 크게 다르지는 않으나 김연아가 출전하는 피겨 스케이팅은 그야말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사람들의 시선과 온갖 스포트라이트가 함께 쏟아지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기량을 어떻게 쏟아내느냐에 관건일 뿐이다.
↑ 아사다 마오가 심리적인 압박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프니츠카야는 김연아를 위한 무대의 좋은 조연이 될 수 있다. 김연아는 김연아의 길을 걸으면 된다. 사진= MK스포츠 DB |
쇼트와 프리 부문에 모두 참가했다. 9일 열린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72.90으로 1위에 올랐고 10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기술점수(TES) 71.69점, 예술점수(PCS) 69.82점을 받아 합계 141.5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쇼트, 프리 합계 214.42점을 기록하면서 최고가 됐다. 아사다 마오의 ‘엉덩방아’와 합쳐지면서 리프니츠카야라는 혜성은 더 인상적인 빛을 냈다.
피겨 단체전 이후 리프니츠카야와 관련된 이야기가 봇물 쏟아지듯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잘했고, 아무래도 러시아 선수인데다, 대회 전체가 주목하는 슈퍼스타 김연아가 나설 무대에 등장한 대항마인지라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외 베팅업체들은 섣불리 김연아의 우승확률을 리프니츠카야 쪽으로 이동시키면서 뉴스를 양산하고 있다. 주최 측의 의도된 부각일 수 있다. 김연아 흔들기와 관련된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김연아가 리프니츠카야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나쁠 것 없는 일이다. 김연아는 아직 한국에 머물고 있다. 김연아는 12일 출국해 13일 대회가 열리는 소치에 입성할 계획이다. 쇼트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20일까지, 충분히 현장 적응력을 쌓고 2연패에 도전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에서 컨디션 조절을 하는 동안 ‘리프니츠카야 바람’은 자연스레 소멸될 전망이다. 피할 이유도 대상도 아니나 굳이 동요될 것은 없는 일이다.
여왕다운 여유로운 자세로, 리프니츠카야의 등장을 신선한 자극으로 삼아도 좋겠다. 아사다 마오가 심리적인 압박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커리어 마지막’을 선언한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가 자칫 시시해질 수도 있기에 리프니츠카야는 좋은 조연이 될 수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적은 아사다 마오를 비롯한 ‘다른 누구’가 아닌 ‘자기 자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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