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에서 시작한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외국인 학생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17일 오전 1시께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학 건물에 '안녕들하십니까(Hi. How's it going?)'로 시작하는 영문 대자보가 붙었다. 지난 10일 이 물음이 시작되고 서울대와 부산대, 제주대 등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이후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자보를 쓴 것은 처음이다.
익명으로 대자보를 쓴 이 학생은 서두에서 "서로가 정말 안녕한지 물으며 불만을 표출하는 한국 청년들의 글을 읽고 직접 내 손으로 써보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을 고려대 외국인 학생이라고 밝힌 그는 "한국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며 "지난해 대통령 선거 개입? 정치권에 따라 움직이는 국정원? 트위터 글로 감옥에 갇히는 사람들? 반대편 군소 정당을 해산시키려는 대통령? '종북'이라고 특정지어진 모든 불순분자들?"이라고 최근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짚었다.
이어 "한국에 온 모든 외국인들은 정치권의 모습을 보고 우스꽝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많은 한국인 친구들은 자신의 '진정한' 의견을 표출하기를 두려워한다"고 밝혔다.
또 "이것이 무엇인가. 생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정부의 탄압과 스스로를 옥죄는 억압, 자기 자신을 검열하는 이 현상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한국인들은 경쟁과 성공, 안정성을 추구하도록 배웠다"며 "항상 최고가 되려고 발버둥치고 삼성에서 일하려고 하며 최대한 많은 자격증을 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가 추구하는대로 '미래지향적'이고 '행복'하려 한다"며 "그러나 다수가 이 모든 것을 성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오직 소수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직위해제된 코레일 직원과 강정마을 주민에 기울여진 관심은 곧 사라질 것"이라
마지막으로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 있지 않는가?"라고 물으며 끝맺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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