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기자의 소비자 이기자] 한달 4000원 수준이라더니, 전기요금 폭탄이…

#겨울철만 돌아오면 이모씨(남, 30대)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지난해 10월 전기매트를 침대 매트리스 위에서 사용하던 중, 갑자기 불꽃이 튀면서 연기가 났고 이불과 매트리스가 타올랐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당시 급히 전원 플러그를 뽑아 수습했지만 자칫 집이 전소되는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이씨는 더이상 전기매트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오모 씨(남, 40대)는 보일러 난방비를 절약 방안을 생각해보다가 지난해 11월 인터넷쇼핑으로 전기매트를 구입했다. D사의 판매 페이지에는 1일 8시간 20일 사용 시 약 4000원 가량 전기세가 나온다는 안내에 구입을 결정한 것. 그러나 한 사용 후 전기세가 10만원이 넘게 나와 오씨는 사업자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겨울철 난방비 절약제품으로 전기매트(장판)가 각광을 받아왔지만 관련 상담은 매년 20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전기매트 관련 상담은 2011년 2783건, 2012년 2322건에 이어 2013년 10월 말 기준으로는 이미 1343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역시 매년 60여건을 웃돌고 있다.

소비자원 측은 전기장판 관련 소비자상담 및 피해구제 접수가 많은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난방방식으로 온돌문화에 익숙하고 가격이 저렴한 반면 부분 난방 효과가 큰 점 등의 이점으로 전기장판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탓으로 분석했다.

2011년-2013년 10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사건 182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화재·화상이 52건(28.6%)으로 가장 많았고 품질이 41건(22.5%), A/S가 40건(22.0)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전기장판은 장판 속 열선을 이용해 난방을 하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온도조절기를 장판에 놓고 고온으로 사용하다 온도조절기가 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 내부열선이 끊어졌거나 외부로 노출되어 화재의 원인이 된 경우 등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상당수 있기 때문에 제품 내 사용설명서의 사용방법과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사용해야 한다.

전기장판이 화재에 이르지 않아도 온열에 둔감하거나 당뇨, 신경마비 등의 질환을 보유한 사람이 전기장판을 사용할 경우 전기장판의 온도 상승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용하다 심각한 화상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많다.

신체 질환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도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열에 장시간 노출되어 이른바 저온 화상 피해를 당하는 경우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전기 요금 관련 불만도 접수되고 있는데 구입 전 확인한 소비전력량과 다르다며 반품을 요구한 경우, 전기 요금이 과다 청구되어 반품을 요구한 경우 등”이라며 “가정 내에는 냉장고, 세탁기, TV 등 항시 전력을 소모하는 제품들이 있어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전기장판의 소비전력량만 믿고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전기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