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어찌나 어려운 문제인지 내로라하는 리더들이 좀처럼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약속이나 한 듯, ‘괴롭다’는 토로를 내뱉고 있다.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도 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선두에서 보내고 있는 포항의 ‘황선대원군’ 황선홍 감독도, 지난해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팀을 몰라보게 변신시키면서 인천발 ‘봉길매직’을 일으키고 있는 김봉길 감독도, 대표팀에서 돌아오자마자 흔들리던 전북호를 정상궤도에 진입시키면서 시즌 더블(정규리그+FA컵)에 도전하고 있는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도 고개를 흔들고 있다. 그들을 괴롭히고 있는 난제는 답답한 ‘골 결정력’이다.
약속이나 한 듯 감독들이 공통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골 결정력에 대한 토로였다. 닥공의 창시자 최강희 감독이 29일 수원전에서 신홍기 코치와 답답한 듯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
주말 펼쳐진 상위그룹 2경기 역시 힘든 승부 끝에 모두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28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포항의 경기는 2-2로,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북과 수원의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공히 승점 1점씩을 챙겼다. 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흥미롭게도, 하루 차이를 두고 인천과 전주에서 만난 4팀 감독들은 모두 공통적인 괴로움을 전했다. 마음처럼 터지지 않는 골 결정력에 대한 호소였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스플릿 라운드 들어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지만 역시 결정력이 문제다. 공격수들의 득점이 없고 수비수들이 세트피스에서 넣고 있다”면서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문제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황선홍 감독의 고민도 다르지 않았다.
상위그룹에서는 ‘경기력’보다 ‘결정력’ 싸움이 될 것이라 전망했던 황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 공격수들의 결정력을 갑자기 올려줄 수 있는 방법은 마땅치가 않다. 심리적으로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해주는 것 정도이지, 결국 스스로 풀어야할 문제”라고 역시 답이 요원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봉길 감독이나 황선홍 감독 모두 현역시절 ‘특급 골잡이’로 명성을 떨쳤으니 더 답답할 노릇이다.
감독들의 푸념은 이튿날 최강희 감독과 서정원 감독이 이어받았다.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현재 순위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우리의 경기 내용은 다른 팀과 견줘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마무리가 되질 않았다. 스테보와 라돈치치가 이적하고 정대세가 부상을 당하면서 공격수의 빈자리가 컸다”는 말로 역시 매조지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과정’은 좋은데 ‘결과’가 없다는 평가는 앞선 인천이나 포항과 다름없었다.
공격지휘에는 일가견이 있는 ‘닥공’의 창시자 최강희 전북 감독도 올해는 마찬가지 고민에 휩싸여있다. 수원전에서 전북은, 표면적으로는 내내 두들겼으나 끝내 문을 열지 못했다. 실효가 없었던 공격력이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떨어졌다. 이동국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방에서 연계 플레이가 원활하지 않다. 후반에 조커로 들어갈 해결사도 부족한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힘이 떨어졌다”는 말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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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는 스포츠가 축구인데 도통 골이 터지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마법사도 대원군도, 대제도 좀처럼 풀지 못하고 있는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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