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추석연휴에 자리를 비운 사이 PC방 종업원이 컴퓨터를 훔쳤습니다.
대담하게도 한, 두 대가 아니라 PC방에 있는 컴퓨터 63대를 몽땅 털었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추석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0일 저녁, 한 트럭이 서울 종로 길가에 멈춥니다.
남성 두 명이 무언가를 가져오더니 분주하게 트럭에 옮겨 싣습니다.
이번엔 또 다른 트럭이 와 역시 짐을 싣고 출발합니다.
이들이 옮겨 싣는 건 PC방에서 가져 온 컴퓨터.
PC방 종업원과 일당이 추석연휴를 맞아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컴퓨터를 훔쳐 달아난 겁니다.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PC방에는 원래 63대의 컴퓨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석연휴가 끝나고 주인이 가게 문을 열어보니 남은 건 텅 빈 책상뿐이었습니다."
종업원은 가게 안에 있는 음료수까지 남김없이 쓸어 담았고 가게 안 CCTV까지 부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은행 빚까지 지고 PC방을 차린 주인은 텅 빈 가게를 보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 인터뷰 : 노진하 / 피해 PC방 주인
- "되도록 빨리 오겠다고 얘기까지 했고 백 번 천 번을 생각해도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도난당한 컴퓨터 63대는 모두 3천만 원어치가 넘는데 장물이었던 탓에 일당이 직거래로 팔아 챙긴 돈은 고작 340만 원뿐이었습니다.
▶ 인터뷰 : 우 모 씨 / 피의자
- "(컴퓨터를 훔치면) 당장 몇 달은 먹고살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경찰은 PC방 종업원 21살 우 모 씨를 구속하고 최 모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