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가수들의 가요순위를 조작해 주고 돈을 받아 챙긴 인터넷 사이트 대표와 방송국 PD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노래가 나가려면 돈을 줘야 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셈입니다.
윤지윤 기자입니다.
【 기자 】
가요순위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인터넷 사이트, 낯선 이름의 성인 가수들이 상위권에 올라 있습니다.
유명 가수들보다 방송 횟수도 많게는 2배 가까이 높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사이트 대표 장 모 씨와 방송국 PD들 사이에 검은 거래가 있었던 겁니다.
장 씨는 지난해 12월 신인가수 김 모 씨에게 신곡을 상위권에 올려주겠다며 4천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장 씨는 돈 일부를 구 단위로 송출되는 이른바 동네 라디오 방송국 PD들에게 건넸습니다.
돈을 받은 PD들은 김 씨의 노래를 집중적으로 틀어줬고, 특히 방송되지 않은 노래도 방송된 것처럼 선곡표를 꾸며 횟수를 부풀렸습니다.
소규모 라디오 방송은 저작권 협회에 방송횟수를 보고하지 않아도 돼 마음껏 조작할 수 있었습니다.
장 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일정한 규모를 갖춘 전국 단위 라디오 방송국 PD들에게도 손을 뻗쳤습니다.
▶ 인터뷰 : 성인가수
- "(방송)횟수를 올려야 순위가 올라가니까 사실은 '자판기'에요. 신인가수들은 거의 다 해요."
이렇게 해서 2007년부터 장 씨가 챙긴 돈은 드러난 것만 4억 원이 넘습니다.
▶ 인터뷰 : 김민호 / 인천지방경찰청
- "신인가수들 사이에 떠돌던 노래가 방송에 나가려면 담당 PD에게 돈을 주어야 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경찰은 장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돈을 받은 방송국 PD 등 2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윤지윤입니다. [ yjy@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