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장기집권을 해온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결국 국민의 퇴진 압박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하지만 조건으로 내세운 대통령 면책을 반정부 시위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두 달 넘게 이어진 퇴진요구에도 꿈쩍하지 않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결국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살레 대통령은 조기 퇴진을 주 내용으로 하는 걸프협력협의회의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대통령의 면책 조건 때문에 중재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예멘의 야권도 중재안 수용 방침을 밝혔습니다.
미국도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하며 살레 대통령이 권력이양을 즉각 시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중재안에 따르면, 예멘은 향후 30일 내에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기고 60일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또 통합정부의 내각은 집권당이 50%, 야당 40%, 기타 정당 10%로 구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청년단체들은 살레 대통령의 처벌을 면제하는 중재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반정부 시위자
- "살레 대통령이 처벌을 피하도록 도와선 안 됩니다. 시위대를 죽인 비난을 면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예멘의 상황이 즉각 안정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예멘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 2월 시작돼 사망자가 130여 명에 이르는 등 격한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MBN뉴스 오대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