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맨발로 떠나보낸 어머니의 한을 딸들이 풀어줬습니다.
남측의 여동생들이 북측의 오빠에게 60년 만에 구두를 선물한 겁니다.
이산가족들의 선물에 담긴 애틋한 사연을 박호근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남측의 세 여동생이 칠순을 훌쩍 넘긴 북측의 오빠에게 신발을 네 켤레나 선물했습니다.
북측의 오빠 정기형 씨는 1950년 아버지를 대신해 인민군에 끌려갔습니다.
▶ 인터뷰 : 정기옥 씨(62) / 남측 상봉자
- "항상 어머니가 (오빠가) 맨발로 나갔다고 마음이 아프셔서 저희가 양복 한 벌과 신발 준비했어요. 너무 불쌍해서…. 엄마가 보셨으면 얼마나 좋아하시겠어요."
정 씨의 어머니는 맨발로 떠나보낸 아들을 평생 한으로 간직했고, 자주 오빠 이야기를 들었던 딸들이 잊지 않고 그 한을 풀었습니다.
동생들은 또 음력 12월이 오빠 생일이라며 고향의 쌀과 미역, 떡을 준비했고, 선물로 큰 여행용 가방 5개를 채웠습니다.
74살의 송미섭 씨는 북측 언니에게 구식 태엽 시계를 5개나 건넸습니다.
건전지가 필요없는 태엽 시계를 구하려고 서울 시내 시계 방을 다 뒤졌지만 찾지 못해 특별 주문해 만들었습니다.
북측의 작은아버지를 만난 윤상호 씨는 아버지가 그리워했던 옛날 고향집을 조각한 목공예 모형을 선물했습니다.
북측 방문단은 남측 가족에게 들쭉술 등 술 3명과 도자기, 식탁보 등을 내놓았습니다.
북측 가족에게 가장 큰 선물은 60년 만의 만남을 추억할 사진입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뒤 온정각 현상소가 운영되지 않아 사진을 전할 방법이 없어 남측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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