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LA 시위에 '군 투입 강행'…시민·기자 부상 속출

주방위군 2천 명 투입…60년 만의 강제 군 투입
트럼프, 연방법 근거로 '무력 대응' 정당화

↑ 현지시각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이민 단속 시위에 나선 한 시위자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 사진 =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면서, 연방정부와 민주당이 장악한 주정부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8일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연방 청사 주변을 포함한 LA 도심 곳곳에서 주방위군과 국토안보부 소속 연방 요원들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시위 진압을 위해 최루탄, 섬광탄을 사용했고, 언론인을 포함한 시민들이 비살상 무기에 의해 부상을 입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당국은 밤이 될수록 시위의 폭력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CNN은 LA 남부 콤프턴 지역에서도 소규모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을 벌인 데서 촉발됐습니다. 국토안보부(DHS)는 최근 일주일간 LA에서 총 118명의 이민자를 체포했으며, 이 중에는 범죄 조직 연루자 5명과 전과자도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시위가 벌어진 LA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불법 체류자와 이민자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쳐온 곳입니다.

↑ 현지시각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도심 메트로폴리탄 구치소 인근 101번 고속도로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사진 = AP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난 7일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는 각서에 서명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직접 투입한 것은, 1965년 린든 B. 존슨 당시 대통령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주에 주방위군을 파견한 이후 약 60년 만의 일입니다.

이에 따라 미 북부사령부는 8일 이른 오전부터 로스앤젤레스 내 세 곳에 79사단 소속 병력 300명을 우선 배치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시장 캐런 배스는 "도시는 시민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이번 주방위군 투입은 혼란을 야기하는 무책임한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연방법전 제10편 제12406조(10 U.S.C. 12406)' 조항에 근거해 이번 조치가 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조항은 미국 정부의 권위에 대한 반란이나 그 위협이 존재할 경우,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연방 소속으로 전환하여 동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명령은 주지사를 통해 발령해야 한다'는 조건도 함께 명시돼 있어 법적·정치적 논란의 소지가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