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6억' 트럼프 코인 상위 보유자들, 만찬권 따내고 수익 실현

FT "행사 끝나자 코인 매도해 큰 차익…가격 급락해 손실도"

↑ 트럼프 대통령과 암호화폐 / 사진=EPA 연합뉴스

밈 코인 '트럼프 코인'($TRUMP) 보유량을 겨루는 행사에 참가한 암호화폐 거래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찬권을 따내는 동시에 상당한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는 행사 종료 직후 토큰을 모두 매도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시작된 행사는 일정 기간 공개 지갑에 트럼프 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이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권을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상위 25명은 오는 22일 버지니아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트럼프와의 갈라 디너'와 '트럼프와의 독점 리셉션', 'VIP 투어' 등의 초청권을 얻었습니다.

행사 개최 발표 후 코인 가격은 9.26달러에서 15.33달러로 급등했습니다.

그리고 이달 12일 만찬 참석자가 확정되자 매도가 쏟아졌고, 상당수가 코인을 외부로 옮기거나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FT에 따르면 VIP 만찬 참석자 지갑 25개 중 16개는 트럼프 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22개는 행사 공지 후에야 코인을 사 모으기 시작해 큰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Woo'라는 지갑 소유자는 100만개의 코인을 사들여 행사 종료 직후 처분했고, 260만달러(약 36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손실을 본 계정도 있습니다. 'SUN'이라는 계정은 행사 전부터 트럼프 코인을 보유해 온 3개 지갑 중 하나로, 코인 80만 개를 개당 61.13달러의 고점에 매수했습니다. 현재가 12.96달러를 기준으로 약 6천600만달러(924억원)의 평가 손실입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SUN 계정이 가상화폐 회사 트론의 창립자인 저스틴 선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트럼프 일가의 또 다른 암호화폐 기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7천5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23년에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발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밖에 195명도 갈라 디너 참석권을 받았으며, 이 중 56명은 트럼프 코인을 전부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채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00lee36.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