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21대가 21km를 뛰는 하프 마라톤에 도전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완주에 성공한 휴머노이드도 있었지만, 시작하자마자 넘어진 로봇도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로봇 마라톤대회에 베이징 김한준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로봇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조종수.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하프 마라톤 대회를 이틀 앞두고 리허설을 하는 모습입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특파원 (베이징)
- "이번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휴머노이드입니다. 1초에 1.5미터, 가장 멀게는 16km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리칭두 / 상하이 줘이더 로보틱스 대표
- "저는 5km가 한계인데, 로봇은 10km 이상 달릴 수 있으니 저보다 낫죠."
드디어 대회 개막일, 결승까지 오른 로봇 21대가 저마다의 목표를 안고 경기장에 집결합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특파원 (베이징)
- "대회 개막까지 30분 정도 남았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휴머노이드들의 대회를 보기 위해 많은 취재진들이 모여 있습니다."
출발선에 선 로봇들, 시작 신호와 함께 최대 시속 12km를 자랑하는 강력한 우승 후보 '톈궁 울트라'부터 달리기 시작합니다.
혹시 모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1~2분 간격으로 출발했는데, 작은 로봇의 '귀여운 질주'에 마라토너들은 뛰다 말고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넘어지는 사고도 속출했습니다.
프로펠러를 단 건담의 모습으로 관심을 끈 로봇은 출발 10초 만에 넘어져 버렸고, 성인 여성의 얼굴을 한 휴머노이드도 얼마 가지 못해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방향을 잃고 엉뚱한 곳으로 향하거나, 넘어지진 않았지만 보기에 위태로운 로봇도 있었습니다.
"손은 놓으세요."
우승은 예상대로 2시간 40분에 21km를 완주한 톈궁 울트라의 차지였습니다.
▶ 인터뷰 : 탕 젠 / 톈궁 울트라 업체 최고기술책임자
- "3시간 이내 주파하는 게 목표였는데, 2시간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평소 테스트 결과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뛴다고 하기엔 민망한 수준의 로봇도 적지 않았지만, 중국의 로봇 기술이 출발선을 넘어 달리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습니다.
베이징에서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김한준 기자 / beremoth@hanmail.net ]
영상촬영 : 허옥희 / 베이징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