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황은 바티칸 주변에 성벽을 갖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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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 / 사진=연합뉴스 |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지시간으로 어제(11일) 미국 가톨릭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교황은 교회에 충실하고 국경 단속은 우리에게 맡겨야 한다"며 곧바로 반박했습니다.
교황은 교황청 공보실이 공개한 이 서한에서 모든 불법 이민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며 "모든 인간의 동등한 존엄성이라는 진실이 아니라 힘에 기반한 조처를 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며, 결국 나쁜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 당일부터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선 가운데 교황은 이를 "미국의 중대한 위기"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나는 가톨릭교회의 모든 신자에게 이민자와 난민 형제자매들을 차별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하는 주장에 굴복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교황은 이날 이민자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해 온 에드워드 바이젠버거 주교를 새로운 디트로이트 대교구장에 임명했습니다.
바이젠버거는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논란이 된 남부 국경 이민가족분리정책에 참여한 국경 순찰대원들은 성찬식 참석을 거부당할 수 있다고 말한 인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하고 엄격한 이민정책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국경 담당 차르인 톰 호먼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황은 가톨릭 교회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이어 "교황이 교회에 충실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국경 단속은 우리에게 맡기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평생 가톨릭 신자"라고 밝힌 호먼은 또 "교황은 우리가 국경을 보호하는 것을 공격하길 원하나. 교황은 바티칸 주변에 성벽을 갖고 있다. 그렇지 않나"라며 이탈리아 로마 한가운데 위치한 바티칸의 높은 성벽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교황은 자기 자신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벽을 가졌지만, 우리는 미국 주변에 성벽을 쌓을 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불법이민자 추방 및 국경 단속 정책을 정당화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정책에 대한 인기로 임기 초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
CBS뉴스와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지난 현지시간으로 5~7일 시행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53%, 부정 평가가 47%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특히 불법 이민자 추방에 대해 59%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세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rlatpdms01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