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AA 전수조사 및 인사 교체 행정명령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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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30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AP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30일, 워싱턴 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군용 헬기 충돌·추락 사고의 책임을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다양성(DEI) 정책으로 돌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너무나 소중한 영혼들이 갑작스럽게 희생됐다. 모든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우리는 항공 안전 부문에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적 능력과 재능이다"라고 강조하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추진한 FAA(연방항공청)의 다양성 정책 때문에 항공관제 인력의 채용 기준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전 행정부의 DEI 정책은 심각한 지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중점을 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정책이 항공 안전을 위협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이 공들여 추진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때문에 업무 능력이 부족한 항공관제 인력이 채용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가 다양성 정책으로 인한 채용 결과 때문이라는 증거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식이다"(common sense)라는 대답만 내놓을 뿐, 항공 안전 담당자들이 이전 정부의 DEI 인사 정책에 의해 채용됐음을 보여주는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습니다.
그는 "나는 상식이 있다. 불행히도 많은 이들이 상식이 없다"며 "우리는 똑똑한 사람들이 항공관제 일을 하길 원한다. "항공관제는 가장 높은 수준의 체스 게임과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FAA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4년 현재 항공관제 인력 통계를 보면, 전체 관제사 중 93%가 신체적으로 아무런 장애가 없으며, 84%가 남성, 75%가 백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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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30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AP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AA와 연방 교통부(DOT)가 지난 4년간 진행한 모든 채용 결정과 안전 절차 변경 사례를 전수조사하고, 부적격자를 교체할 것을 명령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또한 FAA 청장 대행으로 FAA에서 22년간 근무한 크리스토퍼 로슈로를 임명하며 항공 안전 강화를 위한 인사 조처를 단행했습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적 재난을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인종과 성별 대신 능력에 기반한 사회를 만들 것"이라며 DEI 정책을 폐지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양성 정책 비판 발언을 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척 슈머(민주·뉴욕) 상원의원은 "인터넷 평론가가 음모론을 지껄이는 것과 아직도 시신이 수습되고 유족이 통보받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한가한 의혹을 던지는 건 구분돼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장애인협회(AAPD)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 장애인’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지어 여당인 공화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셸리 무어 캐피토(공화·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은 "DEI가 사고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항공관제사의 부족과 공항 내 특정 절차는 알겠다"며 "주된 원인은 모르지만 우리는 그걸 찾아서 재발을 막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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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 포토맥강에서 사고 잔해 수습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 = AP |
이번 사고는 현지시간 29일 오후 8시 53분,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발생했습니다.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 항공의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비행 훈련 중이던 미국 육군 소속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와 상공에서 충돌했고, 이후 두 항공기는 근처 포토맥강으로 추락했습니다.
현재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FAA는 여객기와 헬기 간의 충돌 원인을 밝히기 위해 블랙박스 분석을 포함한 정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