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탈북한 동생, 중국이 강제북송"…탈북민 자매의 호소

1998년 탈북한 김철옥 씨, 중국서 25년간 살다 작년 체포돼 북송
영국 사는 언니들, 눈물로 호소…"북한 주민 강제 북송 멈춰 달라"

↑ 영국에 사는 탈북민 자매가 17일(현지시각) 런던 거리서 북송된 동생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영국에 사는 탈북민 자매가 강제 북송된 동생을 구해달라며 런던 거리에서 눈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각) 오후 런던 남서부 외곽 뉴몰든 중심가에서 김규리·유빈 씨 자매는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동생 철옥이가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며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김 씨 자매에 따르면 막냇동생 철옥 씨는 1998년 탈북한 뒤 브로커에게 속아 나이 많은 중국 남성과 결혼해 16세에 딸을 낳았습니다.

철옥 씨는 영국에 오라는 언니들의 권유에 응하지 않다가 작년 초 신분증이 없어서 코로나19 치료를 못 받는 일을 겪고 중국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4월 중국을 떠난 지 2시간 만에 중국 공안에 체포됐고, 10월 9일 북한으로 송환됐습니다. 송환 이후 소식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니들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런던 거리로 나섰습니다.

'북한 주민의 강제 북송을 멈춰 달라'고 영어로 적은 손팻말을 들고 런던 시민들에게 서명을 받았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철옥 씨의 구명을 촉구하는 편지도 작성했습니다.

이들은 편지에 "중국 정부의 북송 조처로 탈북 여성의 가정이 해체되고 아이들이 엄마를 잃게 됐다"며 "중국에 가족이 있는 탈북 여성들과 모든 탈북민에게 자유를 보장해달라"고 적었습니다.

또 "중국에서 임신한 탈북 여성들이 북송되며 중국인 자녀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고문, 강제 낙태 등의 인권 침해를 당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봐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씨 자매는 시민들에게 동생의 사연을 설명할 때마다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연을 듣고서 이들 자매를 꼭 끌어안거나 기도해주고 지역 교회나 의원을 찾아가 보라고 조언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규리 씨는 "며칠 전부터 먼저 온라인으로 서명을 받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200명이 넘었다"며 "온·오프라인으로 서명을 더 받아서 다음 주에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에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