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적"...글도 못 읽던 80대, 요통치료 실험 중 시력 돌아와

디비야 아드히아 박사 "안과 의사들도 기적이라 말해...피부 자극이 영향 미친 듯"

↑ 전극 모자 쓰고 치료를 받고 있는 린리 후드 박사. /사진=연합뉴스, 뉴질랜드헤럴드

뉴질랜드에서 시력 저하로 10여 년 이상 글도 제대로 못 읽던 80대 여성 작가가 요통치료 실험을 받던 중 갑자기 시력을 회복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9일(현지시간) 뉴질랜드헤럴드와 뉴스허브 등 현지 매체는 린리 후드(80) 박사가 오타고 대학이 시행하는 만성 요통 완화 실험에 참여했다가 뜻하지 않게 시력을 회복했다고 전했습니다.

후드 박사는 통증과 관련된 뇌 부위에 전류를 보내는 전극 모자를 쓰고 침대에 누워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2020년 골반을 다친 뒤부터 요통에 시달리기 시작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됐다"며 "가만히 누워서 3개월 동안 치료를 받는 프로젝트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후드 박사는 프로젝트 진행 한 달여 만에 실험 중 예상치 못하게 시력을 회복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가 프로젝트 참가자 중에서도 이른바 '가짜 치료'를 받은 플라시보 실험 그룹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20명의 환자 참가자들 중 한 그룹에는 통증을 관장하는 뇌 부위에 실제 전기 자극을 주고, 한 그룹에는 피부에만 전기 자극을 줬습니다. 그중 후드 박사는 후자에 속했습니다.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디비야 아드히아 박사는 "피부 자극이 시력을 담당하는 부위로 전달돼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4주 동안 후드 박사의 시력이 꾸준히 좋아져 지금은 거의 100% 회복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후드 박사의) 시력 회복이 놀라울 정도여서 안과 의사들도 기적이라고 말한다"며 "이 문제는 현재 안과 의사들과 함께 더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