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접근하지 않는 사람, 다른 사람보다 '유칼립톨' 3배 많아...식단 관련 추정
↑ 모기. /사진=픽사베이(Pixabay) |
모기가 사람 몸의 체취를 이용해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체취에 섞여 있는 카르복실산 성분에 따라 피를 빨 대상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 코너 맥메니먼 교수팀은 20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잠비아에 만든 1천㎡ 넓이의 실험장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실제 자연과 비슷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1천㎡ 넓이의 실험장을 만들어 아프리카 말라리아모기(Anopheles gambiae)가 어떻게 멀리 있는 사람을 찾아내며, 어떤 사람을 선택해 공격하는지 실험했습니다.
↑ 체온·체취로 사람을 찾아내고, 체취에 카르복실산 성분이 많은 사람을 선택해 공격하는 모기. / 사진=연합뉴스 |
먼저, 실험장에 사람의 피부 온도인 35℃로 가열할 수 있는 착지판들을 일정 간격으로 설치한 뒤, 착지판에 이산화탄소와 사람 체취를 공급하는 파이프를 연결했습니다. 이후 매일 밤 굶주린 모기 200마리를 풀어놓고 적외선 모션 카메라로 모기 활동을 관찰했습니다.
이들은 실험장 밖에 설치된 1인용 텐트 6개에서 수면에 취한 6명으로부터 체취를 걷어 파이프를 통해 실험장 내 착지판으로 공급했으며, 각각의 체취 표본을 이용해 구성 성분을 정밀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모기를 유인하는 데 열과 이산화탄소, 사람 체취 중 어떤 것이 중요한지 비교한 결과, 모기는 이산화탄소만 공급된 가열 착지판보다 사람 체취가 공급된 착지판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6명의 체취를 이용해 모기의 냄새 선호도를 조사했더니 모기가 특히 좋아하는 냄새와 거의 다가가지 않는 냄새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각 사람의 냄새 성분은 밤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모기가 지속해서 달려드는 사람의 체취엔 피부 미생물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카르복실산'이 많이 포함됐습니다.
모기가 거의 접근하지 않는 사람 체취에는 식물에서 발견되는 화합물인 '유칼립톨'이 다른 사람보다 3배 많았습니다. 연구팀은 유칼립톨 수치는 식단과 관련
맥메니먼 교수는 "모기는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주로 집 안으로 들어와 사람을 공격한다"며 "이 결과는 체온과 더불어, '사람 냄새'가 말라리아모기가 사람을 찾아내고 공격 대상을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