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3·8 세계 여성의 날 앞두고 "성평등 실현에 300년 걸릴 것"…이유는?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 사진=연합뉴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성평등이 실현되려면 300년은 걸릴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경고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총회에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여성지위위원회(CSW)가 주도하는 2주 일정의 토론을 개시하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권리가 유린당하고 위협을 받고 침해되고 있다"면서 모성 사망률, 학교에서 쫓겨나는 소녀들, 조혼을 강요받는 아이들 등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또 "수십 년 동안 이룩한 진전이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아프가니스탄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습니다.

그는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이 공적인 생활영역에서 사라졌다"는 점을 한탄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그 외 다른 나라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경우 여성들의 성적 권리, 재생산권이 침해되고 일부 국가에서는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납치와 폭행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단, 지난해 12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투표로 CSW에서 퇴출당한 이란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여성 인권 향상을 요구한 히잡시위를 이란 정부가 나서 진압했기 때문입니다.

일상뿐만 아니라 학계와 같은 더 전문적인 분야에서조차 여성에 대한 차별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수세기 동안 가부장제, 차별, 편견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엄청난 성별 격차를 만들어냈다"고 말하며 노벨상 수상자 중 여성이 고작 3%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는 성차별 없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숙려기술을 향상시키며 디지털 성차별을 해소할 투자를 늘리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달라고 각국 정부, 시민사회, 기업에 촉구했습니다.

또 성 인지 교육, 기술 훈련, 디지털 성 격차 해소를 위한 투자를 위해 전 세계 정부와 민간 단체가 함께하는 "공동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마지막으로 "가부장제가 반격하고 있지만 우리도 마찬가지로 반격하고 있다"며 "유엔은 세계 모든 곳에 있는 여성과 소녀들과 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andeul03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