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주로 이색체험으로 여겨져
↑ 페리 제독이 출간한 '일본 원정기'에 수록된 일본의 혼욕 문화/사진=JB프레스 |
자취를 감추어가던 일본의 혼욕 문화가 다시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환경성은 젊은 세대와 여성, 성소수자 등이 이용하기 쉬운 혼욕 문화를 재정비하는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혼욕' 문화는 일본 가마쿠라시대(1185~1333)에 승려들이 가난한 사람들과 환자들에게 무료로 욕실을 개방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에도시대(1603~187)에 접어들면서 '유나'(湯女) 즉, 온천 여관, 대중탕 등에서 매춘업을 하는 여성들이 생기면서 의미가 퇴색했습니다. 이후 메이지유신 등을 겪으며 혼욕 문화는 빠르게 사라져갔습니다.
어제(1일)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본 환경성은 이렇게 모습을 감추어가는 혼욕 문화를 부활시켜 귀중한 관광자원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993년에는 전국에 혼욕이 가능한 온천 시설이 800여곳 있었으나 현재는 300여곳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혼욕 자체가 시대상과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녀가 따로 목욕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많아 굳이 혼욕을 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주로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나 해외 여행객들이 이색 체험으로 혼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혼욕을 바라보는 여성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혼욕 시설 이용자 통계를 보면 여성 이용자가 남성 이용자의 20%에 불과했고, 몸 전체를 감싸는 수건이나 가운 등을 걸치고 혼욕을 해도 남성들과 함께 탕에 들어가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지난 달 25일, 온천 업계 관계자 30명이 아오모리시의 산이유 온천에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행 사례로 혼욕을 할 때 옷을 입도록 의무화하자 젊은 여성의 이용이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고, 이에 업계는 내년 2월까지 온천 이용객들에게 혼욕에 대한 거부감, 목욕 시 입는 옷에 대한 의견 등에 대한 설문을 진행해 혼욕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다는 입장입니다. 이후 설문 조사 결과를 내년 프로모션 사업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혼욕 문화를 다시 살리는 데에는 전통문화 계승이라는 큰 목적 외에도 성소수자를 배려하
성소수자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대중 목욕탕이나 온천 등의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혼욕을 한다면 이러한 인식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뉴토 온천마을의 쓰루노유 온천을 운영하는 사토 카즈시 회장은 "혼욕 전통문화를 지켜 나가기 위해 어떠한 방책이 있을지 지혜를 짜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