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총기업체에 판매중단 요청
미국의 총기 커스터마이징 업체 '컬퍼 프리시젼'이 권총을 레고 블록으로 꾸며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빼았을 수 있는 무기를 장난감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레고로 꾸민 것은 자칫 아이들에게 나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지시간 13일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주요 매체들은 레고로 겉면을 치장한 '블록19'에 대한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해당 총기는 이미 6일 전 총기 전문 매체인 '파이어암블로그닷컴'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업체는 권총을 레고로 꾸민 배경으로 "사격 스포츠에서만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있다"면서 "총기 소지 반대자들의 수사를 깨부수고 사격이 엄청나게 재미있다는 사실을 주목시키는 작은 방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총과 사격은 재미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총기 개조 비용은 대략 549∼765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미국 내 총기소지 반대 측의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총기 오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미국에서 레고로 총을 꾸밀 경우 어린이들이 장난감으로 오인해 사고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장난감처럼 실제 총을 만드는 것은 내가 본 가장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6일에는 콜로리다주에서 4세 아동이 차 안의 총기를 만지다가 오발 사고로 현장에서 숨진 바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컬퍼 프리시젼의 브랜던 스콧 대표는 여론의 질타에도 '블록 19'에 대한 판매를 강행하려 했으나 레고 측이 컬퍼 프리시젼에 서면으로 '블록 19'의 제조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소송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법률 조언을 토대로 컬퍼 프리시젼은 '레고 총'의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컬퍼 프리시젼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홈페이지에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 감사드린다"는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이어 "사격스포츠의 즐거움, 사격연습과 훈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블록19를 만들었다"며 "우리의 사업은 총기를 공
소송 우려로 판매는 중단하겠지만, 자신들의 행위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