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현지시간으로 어제(22일) 대형 화재가 발생, 가옥 수천여 채가 불타고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오늘(23일) 데일리스타 등 방글라데시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 큰불이 발생했습니다.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화재는 작은 규모였지만 가옥 내 요리용 가스 실린더가 폭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번졌습니다. 난민들이 사는 집은 대나무와 비닐 등 불에 취약한 재료로 만든 가건물인데다 변변한 소화 시설도 없어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가옥들 위로 거대한 화염과 검은 연기구름이 솟아올랐습니다.
콕스바자르 관리자인 마무누르 라시드는 AFP통신에 "불길이 번지면서 2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상자 수는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AFP통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어린이 3명 등 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데일리스타는 4명이 숨졌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불길을 피해 가까스로 탈출한 주민 자이푸르 후세인은 로이터통신에 "캠프 주변에 펜스가 쳐져 있어서 빠져나가기가 어려웠다"며 "수십 명이 목숨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은 1천500∼2천 채가 완전히 불탔고, 5천∼6천 채가 화재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고 데일리스타는 보도했습니다.
당국은 소방차와 인력을 대거 투입, 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불길은 10시간 이상 지속된 뒤에야 잡혔습니다.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콕스바자르에서는 지난 나흘 동안 이번까지 3차례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앞서 방글라데시는 2017년 미얀마의 로힝야족 약 75만 명에게 피난처를 제공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했습니다. 콕스바자르 지역에 사는 로힝야족 난민의 수는 현재 약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협소한 공간에 밀집해서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간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로힝야족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송환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외딴 섬에 주거 시설을 마련, 약 10만 명의 난민 이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