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동남아 국가연합(ASEAN)과 미얀마 군사정부 대표간 화상회의가 열리는 오늘(2일)도 미얀마 곳곳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가 계속됐다.
아웅산 수치 측 인사들은 군사정권을 유혈 진압을 자행하는 테러리스트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군정은 실탄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반박하는 등 양측간에 치열한 공방전도 벌어졌습니다.
외신 및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최대 도시인 양곤 등 곳곳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인세인구(區) 등 양곤 도심 시위에서 경찰은 최루탄 및 섬광수류탄을 사용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사진에는 시위대 한가운데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시위대는 최루탄·섬광수류탄을 피해 가까운 골목 등으로 잠시 피했다가, 다시 나와 시위를 계속했다고 현지 매체와 외신이 전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날 미얀마 북서부 깔라이 지역에서 평화 시위를 벌이던 마을 주민 한 명이 경찰의 실탄에 복부를 맞아 숨졌다고 SNS를 통해 전했습니다.
군경이 실탄을 14발가량 발사해 다른 주민 수 명이 부상했다는 내용도 함께 전달되고 있습니다.
유혈·폭력 진압과 관련,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당선된 수치 진영 의원들의 모임인 CRPH(연방의회 대표 위원회)는 어제(1일) 성명을 내고 "군사정권을 '테러리스트 단체'라고 선언한다"면서 "또 시위대에 대한 폭력은 비무장 민간인들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부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군사 정권은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군정은 어젯밤 국영 MRTV를 통해 "시위대 해산과 관련, 군경은 실탄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면서 시위대가 새총과 화염병 등으로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군정은 "군경은 시위대가 생명에 위해를 가할 경우, 시위대의 허리 아래로 사격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SNS에서는 평화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을 향해 군경이 먼저 총격을 가하고, 실탄까지 무차별적으로 쏴 사망자가 속출했다는 점에서 군정의 주장은 사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장례식이 치러진 니 니 아웅 뗏 나잉(23)도 지난달 28일 양곤 도심에서 시위 도중 군경의 실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한편 이날 오후 예정된 아세안 외교장관-미얀마 군정 대표간 화상 회의와 관련, CRPH가 임명한 사사 유엔 특사는 아세안에 보낸 서한에서 "아세안은 불법적인 군사 정권과 거래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사사 특사는 또 "아세안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문민정부 국제 대표들과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세안은 군사정권이 약속한 재선거는 미얀마 국민에게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전날 방송에
발라크뤼쉬난 장관은 이어 수치 고문측과 군정측이 대화할 필요가 있으며, 아세안이 이런 대화가 이뤄지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