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OPEC+ 회의에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카드 제시에 국제유가는 이틀 사이 32% 급락한 이후 전일에는 반등하는 등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향후 국제 원유시장에서의 치킨게임이 재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해외 투자기관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OPEC+에서 2020년 1월부터 50만bpd 추가 감산량 목표치를 설정 것은 산유국들이 배럴당 50~60달러대 유가 수준을 지지하기 위함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중국의 석유 수요 감소분으로 인해 수요측면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일 OPEC+ 감산 합의가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사우디-러시아 간 치킨게임이 본격적으로 개시된다면, 배럴당 20달러도 가능한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제 원자재 시장 전문기관인 코리아PDS는 11일 "걸프 회원국들이 그간 유가 하락 방어를 위한 감산 정책을 포기 및 증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역대 최대 석유 수출을 기록중인 미국의 입지를 약화시킬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코리아PDS에 따르면 원유 시장은 미국 셰일층 생산성 향상에 따른 공급확대로 인해 공급 과잉 여건 형성이 수년간 지속되어 왔으며,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및 최근까지 코로나19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부진을 면치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한 가운데 OPEC+의 감산합의 불발은 유가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나, 치킨게임으로 인한 현재와 같은 저유가 상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코리아PDS는 분석했다.
한편, 최근 유가 폭락에 따른 다른 원자재 시장의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코리아PDS는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철시장, 특히 전기동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를 하회한다면, 톤당 5000달러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코리아PDS는 설명했다. 전세계 수요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이 자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돌입할지 여부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미국의 경제적 충격 여부에 따라 전기동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철강재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철광석 가격 등이 조정을 받고 있으나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시행 기대감과 브라질 폭우로 인한 공급차질 우려가 지속되면서 유가 폭락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시장은, 미중 무역1차 합의에 따른 중국의 수요 확대 기대감이 코로나19로 낮아진 가운데, 유가 폭락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결국 최근 유가폭락은 전반적인 원자재 시장에 제한적 영향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이며, 향후 각국의 부양책 및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시장의 불안정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코리아PDS가 전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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