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미국 내 아시아인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는 최근 이른바 '코로나19 차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카슨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판다 익스프레스와 같은 아시아계 업체를 이용하지 말라고 안내하는 전단지가 돌았습니다. 이 전단지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짜 인장이 찍혔습니다.
또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한 중학생은 다른 학생들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다'는 말과 함께 얻어맞는 봉변을 당했습니다. 이 학생은 입원까지 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 속한 앨햄브라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학교의 휴교를 요구하는 청원에 1만4천여 명이 서명했습니다.
로이터는 "인구 1천10만명의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는 지금껏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1명만 나왔음에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5명 나왔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캘리포니아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 당국은 '코로나 차별'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이날 로스앤젤레스 당국이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인들을 겨냥한 이러한 거짓말, 공격, 루머들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힐다 솔리스 감독관은 경찰관들을 대동하고 연 기자회견에서 "증오 범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주민들에게 증오범죄를 신고할 것을 독려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차별'은 뉴욕부터 뉴멕시코까지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뉴욕의 디자이너 이헝 위는 사무실의 많은 동료가 최근 중국에 갔다가 돌아온 까닭에 예방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그로 인해 '봉변'을 당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마스크를 쓴 채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가 한 여성이 자신을 노려보며 위협적으로 다가오더니 "당신 미쳤어? 여기서 당장 꺼져"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것입니다.
그는 "내가
뉴욕주 의회에서 일하는 론 김은 올버니 기차역에서 함께 기다리던 동료가 가볍게 기침을 하자 누군가가 다가와 "바이러스가 있냐"고 물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재 우리는 공포가 주도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며 "사람들이 점점 추해진다"고 우려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