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의 종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돈계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상반기에 재개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진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어제(3일) 트위터에서 "한국과 군사훈련을 원치 않는 이유는 돌려받지 못하는 수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것은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나의 입장이었다"면서 "또한 지금 시점에 북한과의 긴장을 줄이는 것도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훈련을 안하는데 대해 돈 문제를 주된 이유로, 긴장 완화 지원을 부차적 이유로 설명한 겁니다.
한미가 올해부터 지휘소훈련(CPX)인 키리졸브 연습을 '19-1 동맹' 연습으로 바꿔 축소 시행하고, 대규모 야외기동훈련(FTX)인 독수리 훈련은 명칭을 폐지하고 연중 대대급 이하 훈련으로 대체키로 한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지만 예산 절감 목적도 크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현지 기자회견에서도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내가 오래전에 포기했다. 할 때마다 1억 달러의 비용을 초래했다"면서 "우리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것이니 (한국이)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시한을 넘겨 올해 체결된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유효기간이 1년으로 이르면 상반기부터 새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측은 한미훈련때 전략자산(무기) 한반도 주변 전개에 소요되는 비용 항목을 새롭게 만들어 한국에 부담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통끝에 지난달 끝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측은 한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분담을 요구하면서 그 액수를 반영해 분담금의 1.5배 증액을 최초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결국 한국 정부가 전략자산 비용 분담은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이라는 방위비 분담금의 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버팀으로써 미국의 요구는 관철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터에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폐지 결정과 관련, '돌려받지 못한 수억 달러'를 언급한 것은 주로 전략자산 전개 비용에 대한 문제 제기로 해석됩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한미연합 훈련을 폐지하는 결정과 돈 문제를 연결한 것은 심상치 않다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일각에선 동맹 관계에서도 '전략' 보다는 '돈' 문제를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가 이어지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어려워지는 수준을 넘어 한미연합방위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번 연합훈련 축소는 북한을 의식한 것도 있지만, 한국을 향한 것도 있다고 보인다"며 "미국 측은 지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때 연합훈련 비용 부담을 요구했지만, 우리는 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앞으로도 그런 주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면전에 대비한 미군 증원전력의 전개를 연습하는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으면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아울러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매년 진통을 겪게 되면 주한미군 주둔 자체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비용 문제를 이유로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를 시사하는 발언을 수차례 한 바 있어 앞으로 협상 카
문 센터장은 "당장 주한미군 주둔 자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자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도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상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여러 방면에서 신뢰 관계를 돈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