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부 브르타뉴 지방의 한 작은 마을에서 집토끼만을 골라 잔인한 수법으로 연쇄 도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마을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현지 시간 어제(17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프랑스 브르타뉴의 코트다르모르 해변에 위치한 미니이-트레기에 마을의 한 가정집 마당에서 집토끼 7마리의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주민 1천 320여명이 사는 이 마을에서 이런 흉악한 일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 일대에서 집토끼 도살 사건이 처음 보고된 것은 올 3월입니다. 이후 여러 차례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총 10가구가 피해를 봤고 그 가운데 일부 주민은 두 차례 이상 이런 일을 당했습니다.
수 주간 잠잠했다가 이번에 똑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한 터라 마을 주민이 받은 충격은 더 큽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범행 현장에 증거를 거의 남기지 않았지만, 수법은 똑같습니다.
야간에 가정집에 몰래 침입해 토끼를 토끼장에서 꺼낸 뒤 바늘 같은 날카로운 흉기로 찌르거나 발로 짓밟아 죽이는 식입니다. 사체는 마당에 버려져 다음날 아침 집 주인에게 발견됐습니다.
한 마을 주민은 현지 언론에 "끔찍한 일이다. 토끼처럼 유약한 동물을 공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사람도, 특히 노인을 공격하게 될수도 있다"며 혀를 찼습니다.
이웃 주민 이자벨은 "병적인 사람이 아니고서야 동물에게 이런 짓을 할 수는 없다. 막말로, 잡아 먹으려고 죽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습니다.
이 마을에 사는 노부부 80살 유진 레브데와와 77살 마리 프랑수아즈 레브데는 4차례의 공격으로 모두 20마리의 토끼를 잃었습니다.
유진은 "지난 55년간 토끼를 길러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며 "누가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습니다.
가디언은 이번 사건이 런던 남부에 있는 도시 크레이든에서 발생한 고양이 도살 사건을 연상케 한
당시 머리와 꼬리가 잘린 고양이 사체가 발견돼 지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는데 3년간의 조사 끝에 당국은 여우의 소행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범행 현장에서 우비를 입고 모자를 쓴 남성이 목격됐다는 증언이 나온 점에 비춰 '크레이든 사건'과는 달리 인간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