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도 여객기 이륙 임무 완수…인니 공항관제사의 희생

↑ [사진 출처 = 에어나브 트위터 계정]

강진과 쓰나미가 휩쓸고 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 계속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가운데, 승객을 태운 비행기의 이륙을 돕다 숨진 한 관제사의 사연이 공개됐다.
30일(현지시각) 현지 언론과 BBC 등에 따르면, 팔루 시의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의 항공교통관제사 안토니우스 구나완 아궁(21)은 지난 28일 오후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관제탑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강진으로 인해 활주로에는 400~500m 길이의 균열이 생겼고, 관제탑도 일부 파손되기 시작해 겁에 질린 관제탑 직원들은 건물 밖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관제탑의 지시를 기다리며 이륙 준비 중이던 수백 명의 승객이 탑승한 바틱 항공 소속 6321편 여객기를 무사히 이륙시키기 위해 아궁은 자리를 지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그가 관제탑에 홀로 남아 조종사를 도와 여객기를 무사히 이륙시켰다고 보도했다.
여객기가 이륙한 뒤 탈출을 하던 아궁은 건물 4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추락으로 다리가 부러지고 가슴 등에 큰 부상을 입은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은 아궁의 부상이 심각한 상태라 그를 더 큰 의료시설로 옮기기 위해 헬리콥터를 이용하려 했다. 그러나 헬리콥터가 도착하기 전에 아궁은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는 22세 생일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있었다.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관제기구 에어나브(AirNAV)는 아궁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그의 직급은 두 단계 올려주겠다 밝혔다.
요하네스 시라잇 에어나브 대변인은 "아궁은 자신의 결정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며 "하지만 그는 다른 수백 명의 목숨을 구했다"며 그를 추모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항공 당국은 30일 지진으로 중단됐던 팔루 공항의 여객기 운항이 재개됐다는 발표를 했다.
[디지털뉴스국 채민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