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때 '적국'인 북한의 장성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이 뒤늦게 공개돼 미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14일)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42분짜리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영상 중 트럼프 대통령이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노 인민무력상과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으나, 노 인민무력상이 손을 잡는 대신 거수경례를 하자 자신도 뒤따라 경례를 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수경례로 화답할 때 거꾸로 노 인민무력상이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 악수를 하려는 동작을 취하는 바람에 어색한 '엇박자'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은 결국 악수로 인사를 마무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 인민무력상과 '엇갈린 경례'를 주고받은 장면은 회담 당일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 흐릿한 뒷모습으로만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앞모습이 클로즈업된 조선중앙TV 영상이 공개되자 미국 민주당과 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적절한 제스처'라는 비판이 쏟아져나왔습니다.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북한은 우리 대통령을 선전 공작에 이용했다"면서 "트럼프가 (G7 정상회의가 열린)캐나다에서 우리의 동맹들에는 뻣뻣하게 굴면서 곧바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칭찬하고 그의 장군들에게 경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역겹다"고 적었습니다.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적군의 장군에게 경례하는 것이 큰일이 아니라고?"라고 반문했습니다.
미 육군 소장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폴 이턴은 성명을 내고 "우리 군의 최고사령관이 적의 군대에 경례하는 것은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먼저 거수경례한 노 인민무력상에게 답례로 같이 경례한 것은 정중한 행동이라는 반론도 나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9년 아키히토 일본 국왕,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에게 각각 허리 굽혀 인사한 사례 등을 들어 반격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보수 성향의 활동가 잭 포소빅은 트위터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쿠바 군대를 향해 엄지를 치켜드는 사진 등을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경례를 간접 옹호했습니다.
백악관도 해명에 나섰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다른 나라의 군 장교가 경례할 때 화답하는 것은 당연한 예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노 인민무력상에게 경례한 것은 실수가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수행단에 경의를 표하려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