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상업은행에 적용하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1%포인트 전격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중국 국내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인민은행은 "오는 25일부터 은행에 적용되는 지준율을 1% 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중소기업 지원을 지원하고, 경제의 총체적 안정성과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상 은행은 중국 대형 상업은행을 비롯해 지방 농촌은행, 외국계 은행 등을 아우른다.
이번 조치로 대형 상업은행의 지준율은 기존 17%에서 16%로 조정되고, 중소형 은행의 지준율도 15%에서 14%로 낮아진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1조3000억위안(약 221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1조3000억위안 가운데 9000억위안(약 153조원)은 곧 만기가 도래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상환에 투입되고, 나머지 4000억위안(약 68조원)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데 이용될 계획이다.
디이차이징 등 중국 경제 매체들은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대외 불확실성이 내수 경기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중국 당국이 시중에 유동성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온건 중립적인 통화정책 기조 하에 '쏭진스두(松緊适度)'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쏭진스두는 시장 상황에 따라 통화량을 적절하게 풀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는 의미다. 이강 신임 인민은행장도 쏭진스두를 언급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수단 가운데 수량형(공개시장조작, 지준율 조정 등)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지준율 인하는 미·중 간 (무역) 긴장 고조로 나빠진 외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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