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빨리 내보내자…美 `판사 할당제` 실시

미국이 강력한 반이민정책의 일환으로 이민 판사들에게 '소송 할당량'을 도입한다. 판사들에게 매년 일정량 이상의 이민 판결을 하도록 유도해 불법 이민자 추방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오는 10월부터 이민판사들에게 한 해에 700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도록 권고하고 이를 충족하는 지 여부를 업무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내 이민 판사들은 연평균 678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데, 할당제를 통해 이를 700건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침은 추방 대상인 불법 이민자들 중 일부가 이민소송 후 판결이 날 때 까지 수년동안 미국내에서 취업활동을 하는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를 통해 "사건이 더이상 지연되지 않게끔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법무부 산하 이민심사행정국(EOIR)에 적체된 불법 이민 관련 미처리 사건은 약 65만건이다.
세션스 법무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인물 중 하나로, 취임 직후부터 이민 사건 처리 속도가 늦다며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지난해에는 각 법원에 공문을 보내 이민 판결에 속도를 내라고 독촉을 하는 한편 이민 관련 판사를 법원에 추가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조계는 "법원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전례없는 조치"라며 반발하고있다. '전국이민판사연합' 회장 애슐리 타바도 판사는 "판결이 사건 외 다른요소에 영향을 받는다면 법원의 무결성과 공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새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