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때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개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복수의 미중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며 유엔군과 북한, 중국이 지난 1953년 체결한 한국전쟁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통신은 시 주석의 제안에는 북핵 6자회담 당사국 중 일본과 러시아가 제외됐다며 그가 6자회담을 대신할 안보 논의 틀로 4개국 간의 협의를 제안해 남북·북미 정상회담 후 이 4개국을 중심으로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생각을 시사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 주석의 이런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중국 측에 북한에 대한 압력 유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 주석은 그 후인 지난달 25~28일 방중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회담했습니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4개국은 김영삼 정부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1996~1999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4자회담'을 개최했지만,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등을 고집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4국간 평화협정은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공동으로 발표한 10.4 정상선언에도 '종전선언'이라는 표현으로 관련 내용이 언급돼 있습니다.
당시 정상선언에는 4항에 "현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전날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강연에서 당시 남북 정상회담 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4자간 평화협정 체결에 동의했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답변을 주지 않아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이 선언에 담기게 됐다고 뒷얘기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그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향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에는 긴 호흡의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중개역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