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제일'을 강조해온 신칸센에서 바퀴와 차량를 연결하는 '대차'(truck)에 기준 미달 부품이 대규모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가와사키중공업이 지난 2007년 이후 JR니시와 JR도카이에 공급한 신칸센 147대분의 대차에서 기준미달 강재가 사용됐다며 사과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대차란 열차 차량과 레일을 이어주는 부분이다. 품질불량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신칸센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일본 정부 입장도 곤혹스럽게 됐다.
신칸센을 운영하는 JR에서는 대차 제조에 사용되는 철강의 경우 두께가 최소 7㎜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이 제조한 대차에 사용된 철강은 두께가 4.7㎜에 불과했다.
가네하라 요시노리 가와사키중공업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다른 부품들과의 용접 과정에서 작업 편의를 위해 현장 실무진이 자체 판단에 따라 두께를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제가된 제품을 모두 교체하고 3개월간 가네하라 사장과 담당 임원의 임금을 각각 50%, 30% 반납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최근 열차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왔으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수출 등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하게 됐다. 가와사키 중공업은 지난 1월 미국 뉴욕시와 4000억엔(약 4조원) 규모의 차세대지하철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작년 8월엔 방글라데시 다카시의 첫 고속철도 사업도 수주하기도 했다.
'인프라 수출'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키우겠다며 신칸센 수출을 지원해온 일본 정부도 난감한 상황이 됐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과의 경쟁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일본 제품의 강점이었던 '안전'에 대한 신뢰의 근간이 날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고베제강의 데이터 조작 제품이 신칸센에도 쓰인 것으로 드러나 일본 사회에 충격을 불러오기도 했다.
가와사키 중공업이 2007년부터 납품한 부품의 문제가 이제서야 불거진 것은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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