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3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집트 사나이반도 모스크(이슬람 사원) 테러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근거지를 잃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시사했습니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직 이번 테러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없으나 IS 소행이라고 의심할 이유가 많습니다.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IS 이집트지부는 시나이반도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대원은 최대 1천 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최근 이집트 군과 경찰, 기독교 분파인 콥트 교회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왔습니다.
이번 테러는 IS 이집트지부가 IS 리더십을 차지하려는 권력 투쟁의 신호일 수 있으며, 여러 IS 지부가 이미 전투를 지속하거나 강화할 준비를 시작했다고 WP는 정보 당국자와 테러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미 국무부에서 대테러 업무를 맡았던 대니얼 벤저민 다트머스대 교수는 "시나이반도 테러는 '칼리프국가' 없애는 것이 성패가 지역 상황에 달린 IS의 지역 지부에는 별로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IS 이집트지부는 다른 여러 IS 지역 지부와 마찬가지로 IS가 2014년 '칼리프국가' 건립을 선포하기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테러를 저지른 세력은 영토를 장악하거나 새로운 추종자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상자를 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번 테러는 이집트에서 발생한 단일 테러 사건 중 최악의 인명 피해로 꼽힙니다.
이에 최대한 잔혹하고 야만적인 공격으로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무너졌더라도 여전히 위협적이라고 과시하려는 게 테러 목적일 수 있다고 WP는 설명했습니다.
또 테러가 금요일에 예배 중인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Sufi) 모스크를 노렸다는 점은 남아 있는 IS 세력의 새로운 절박한 심정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쿠란이나 교리보다 신과 합일하는 체험을 추구하는 수피파는 IS를 비롯한 극단주의 조직과 보수 수니파로부터 이단으로 배척을 받아왔습니다.
수피파 성지와 사원은 중동과 서남아시아에서 IS의 목표
버나드 헤이켈 프린스턴대 교수는 "더욱 절박해질수록 누가 더 엄격한지를 둘러싸고 내부 불화가 생긴다"며 "그들은 강경파 가운데서도 가장 강경한 사람이 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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