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간의 설전(舌戰)이 또다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지구촌 뉴스를 분석하는 '월드뷰' 코너를 통해 북한의 미국 지도자 비난은 다반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깊숙한 개인적 반응이 새롭다고 해설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김정은을 '작고 뚱뚱하다'고 하지 않는데 그는 왜 나를 '늙었다'고 모욕하느냐"고 발끈했습니다.
그는 "할 수 없지. 나는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그렇게 애쓰는데. 어쩌면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라고 비꼬는 말도 더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로 칭하며 비판한 데 대한 반응입니다.
WP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둘러싼 북미 긴장이 희한하게도 인신공격적으로 고조됐다"고 현상을 요약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을 대하는 수사(修辭)가 변할 것이라는 또 다른 징조이기도 하다"면서 트럼프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끼면 거친 말을 쏟아낼 의지가 있는 호전적인 소셜미디어 이용자라고 지적했습니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한 대변인은 "트럼프는 공격을 받으면 10배는 더 세게 반격할 인물"이라고 올해 초 말한 바 있습니다.
WP는 북미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적 언사가 나왔으나 이는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전례를 열거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잡종', '광대', '원숭이' 등의 표현으로 모욕했습니다.
같은 해 북한 국방위원회는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존 케리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을 "흉측한 주걱턱을 가진 승냥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전에 북한 외무성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에게 "소학교 여학생", "장마당에나 다니는 부양 받아야 할 할머니"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미국은 북한의 모욕에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을 2002년 사석에서 '피그미'(왜소종족)라고 부른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WP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한 연설은 일부 우려와 달리 매우 정제됐다고 전하면서 그 까닭은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이들이 조심스럽게 마련해준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문은 이번에 북한 당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주고받은 모욕은 각자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일 수 있다고
'늙다리'로 불린 트럼프 대통령은 71세로 미국 역사에서 첫 임기 대통령으로서는 최고령인 데다가 김정은 위원장보다 두 배는 나이가 많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키가 5피트 7인치(약 170㎝)로 추산되고 있으며 과체중 때문에 건강문제가 불거졌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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