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며칠 전 '멍청이(moron)'로 불렀다는 보도가 나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IQ(지능지수) 테스트로 겨뤄보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발행된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틸러슨 장관이 자신을 멍청이라고 불렀다는 NBC방송의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그가 진짜로 그렇게 말했다면 우린 서로의 IQ 테스트 결과를 비교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누가 이길지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 측도 맞받아쳤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이 틸러슨 장관의 IQ를 질문하자 "IQ가 높다"며 "(그는) 모든 것을 한데 엮는 공학도 출신"이라고 답했다.
워싱턴 정가와 언론은 즉각 이를 화제로 올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도전'은 그와 틸러슨 장관 사이에 벌어진 신뢰의 균열을 보여주는 최신 증거"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농담이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틸러슨 장관의 권위를 깎아내린 것 아니냐'는 언론의 질문에 "나는 누구도 깎아내리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틸러슨 장관을 신뢰해왔다"고 답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이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 게 아니다. 농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 지능지수자들의 모임인 멘사(MENSA)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의 IQ테스트 대결을 주관할 수 있게 되면 영광일 것"이라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이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과의 잇단 불화로 고립무원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설전을 벌이고 있는 공화당 소속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을 10일 트위터에서 '꼬마'라고 부르며 그를 재차 조롱했다.
감세 법안, 2018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등 입법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들만 애를 태우고 있다. 뉴트 깅리치 전 공화당 하원의장은 "두 사람이 점심을 함께 하면서 갈등을 극복하고 나라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지율도 하락일로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1월과 지난 9월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0%포인트 급락한 일리노이주와 뉴욕주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텃밭이었던 테네시주(23%포인트)나 인디애나주(17%포인트)에서도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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