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북한 원유 차단 등 전방위 대북 제재안 가결
미국 상원이 27일(현지시간) 북한의 원유 수입 봉쇄 등 전방위 대북 제재안을 담은 패키지법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습니다.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표를 얻어냄에 따라 새 대북제재법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뒀습니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찬성 98표, 반대 2표로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패키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반대표는 민주당 버니 샌더스·공화당 랜드 폴 의원 등 2명이 던졌습니다.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패키지법은 이들 3개국에 대한 각각의 제재 법안을 하나로 묶은 것입니다.
지난 25일 하원에서도 찬성 419명, 반대 3명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 처리됐습니다.
패지키법 중 대북 제재법안은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자금줄을 차단,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일정대로 추진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를 위해 북한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을 봉쇄하는 것과 더불어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북한 온라인 상품 거래 및 도박 사이트 차단 등과 같은 전방위 대북제재 방안을 담았습니다.
특히 북한 선박과 유엔 대북제재를 거부하는 국가 선박은 미국 영해 운항과 미국 항구 정박을 금지하는 안이 포함됐습니다.
수주일에 걸친 격렬한 논의 끝에 가결된 이 법안은 28일 백악관으로 이송되며 대통령 서명을 거쳐 법률로 확정됩니다.
대통령은 10일 안에 서명 또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상·하원 모두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 필요한 재의결 정족수(3분의 2)를 훌쩍 넘는 전폭적인 지지로 통과된 상황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집니다.
새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도 "대통령과 행정부는 북한·이란·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측근과 가족이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대러시아 제재가 포함된 이번 패키지법에 선뜻 서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옵니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은 앞서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 부과를 협상하기 위해" 이번 패키지 제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지난 25일 WSJ와 인터뷰에서 패키지법에 서명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습니다.
이에 밥 코커(공화·테네시)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의 발언을 "큰 의미가 없는 즉석에서 나온 말"이라고 일축한 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심각한 실수이며 의회가 이를 뒤집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벤 카딘(메릴랜드) 외교위 민주당 간사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러시아에 미국이 가진 패를 사용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대로 러시아 제재 방안이 포함된 이 패키지 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뜻 동의하고 서명한다면 의미있는 행보가 될 수 있다고 AP는 평가했습니다.
러시아가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지원했다는 미 정보기관의 조사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의혹을 제기하며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184페이지에 이르는 패키지 제재법 가운데 러시아 제재안은 러시아의 부패와 인권 유린, 무기 판매와 에너지 수출 등 러시아 경제의 주요 분야를 타깃으로 해 결과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올리가르히'라고 불리는 러시아 신흥 재벌에 타격을 가하는 내용입니다.
미 상원은 또 대통령이 현재의 러시아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려 할 때는 반드시 의회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함께 의회가 표결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 정책 변경을 저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이란 제재법안에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연관된 이들과 이란 혁명수비대 등에 대한 제재와 무기금수조치 등이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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