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는 시기상조라면서 경고 신호를 보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연례 유로존 경제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상승할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굳게 유지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할 가능성을 내비치자 글로벌 채권·외환시장은 일제히 출렁였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통화 확장에서 긴축 모드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부각된 것이다. ECB는 매달 600억유로 한도로 국채를 사들이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올 연말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IMF는 실제로 유럽의 물가가 오르거나 물가 전망이 개선됐다는 실질적인 증거를 통해 통화 긴축이 정당화될 때까지는 ECB의 완화적 기조에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ECB는 지난 6월 유로존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낮춘 선도적 지침을 제시했다. '금리를 현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으로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표현한 통화정책 발표문 중 '더 낮은 수준'이라는
IMF는 유럽의 일부 은행들이 상당 규모의 부실 자산을 안고 있는 데다 수익성도 낮아 각국이 문제 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악성 부채를 처리할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 지원 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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