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내달 미국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양적완화(QE) 축소를 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긴축 전환에 이어 캐나다가 12일(현지시간)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했고, ECB 마저 긴축으로 방향을 틀면 글로벌 유동성 흡수 국면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내달 24~25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진행될 경제정책토론회(일명 잭슨홀 심포지움)에 참석해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신호를 처음으로 던질 전망이다. 이후 9월 7일 열릴 ECB 통화정책회의 때 이를 구체화할 공산이 크다.
ECB는 올해 12월까지 매달 600억유로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할 방침이어서 내년에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가 시장의 큰 관심사였다. ECB 관계자들은 내년 1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매월 100억유로씩 축소하는 게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이는 연준이 3년 전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줄여나갈 때와 같은 속도다.
드라기 총재가 잭슨홀 행사에 참석하는건 201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그는 3년 전 이 행사에서 ECB의 양적완화 실시 가능성을 처음 내비쳤다. 이번에는 역시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시그널을 보내게 되는 셈이다. 미 연준이 통화긴축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다 오는 9월 보유자산 축소에 나서면 유럽은 미국과의 통화정책 엇박자로 자금 유출 우려감이 커질 수 있지만 긴축 전환에 나서면 상황은 달라진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또 다른 금융위기가 없을거라고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생애에 금융위기가 다시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던 종전 발언에서 후퇴한 것이다. 옐런 의장은 원래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가 금융위기 이후 미 금융기관들의 체질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옐런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성장률 3% 목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달성하려면 현재 1.2%에 머물고 있는 생산성 증가율이 2%를 넘어야 하며 인구 고령화·생산성 저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 투자와 기술발전 촉진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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