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 FTA 개정협상 요구 카드 빼 들어…통상압력 수위 UP
12일(현지시간) 한국을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요구 카드를 빼 든 미국은 최근 각종 수단을 동원해 통상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미 FTA 재협상에는 여러 까다로운 절차가 기다리고 있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각종 수입규제 조사 수단을 총동원하는 모양새입니다.
우리나라를 상대로 그야말로 '통상압력 파상공세'를 펼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한국산 기계 제품 '원추(圓錐) 롤러 베어링(tapered roller bearing)'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ITC는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한국과 대만이 수출한 저융점 폴리에스테르 단섬유에 대해서도 반덤핑조사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21일에는 미국 상무부(DOC)가 합성단섬유에 대해 반덤핑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을 겨냥해 6월에만 무려 3건의 반덤핑조사를 새로 개시했다. 모두 6월 하순에 집중됐습니다.
미국 반덤핑조사는 ITC가 먼저 해당 제품 수입으로 미국 산업에 피해가 있다고 판정하면 상무부가 덤핑 여부와 관세율을 정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미국은 반덤핑조사 외에 최근 세이프가드 조치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5월 하순 태양광 전지에 이어 6월 세탁기에 대한 관련 조사를 시작한 것입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 업체에 심각한 피해 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하는 무역장벽입니다.
특정 국가를 겨냥한 수입규제 조치는 아니지만 세탁기와 태양광전지 규제로 인한 피해가 한국 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근 세이프가드 조사는 사실상 '한국 맞춤형 수입규제'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전 세계의 수입규제 건수 가운데 미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미국이 6월에 우리나라를 상대로 조사를 개시한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는 4건으로, 같은 달 우리나라에 대한 각국 수입규제 개시 건수 총 8건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우리나라를 상대로 인도(33건)에 이어 가장 많은 30건의 수입규제를 실시(또는 조사 중)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한국 등) 16개국과의 무역적자 분석'과 '수입산 철강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 조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 결과의 주요 타깃은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많은 우리나라도 덩달아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보고서가 발표되면 한국을 비롯한 수입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추가관세 부과, 수입물량 제한, 물량과 관세
이에 대해 산업부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면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이 국제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조치를 단행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든 방안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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