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신축 캠퍼스를 추진하고 있는 새너제이 디리돈역 지역. 현재 아이스하키 경기장 및 공연장으로 활용되는 SAP센터 인근에 위치해 있다. |
12일 새너제이머큐리 등 지역 언론에 따르면 새너제이시와 구글은 새너제이 다운타운 디리돈역(Diridon Station) 인근에 구글 직원 1만5000~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연구단지를 짓기로 합의했다. 새너제이시 당국과 시의회는 이번 합의로 지방정부가 소유한 16곳의 부동산을 구글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대금은 약 1억 3500만 달러(1546억원)에 달한다.
구글빌리지는 800만 평방피트(약 74만 제곱미터) 부지에 개방형 사무실과 3000가구의 주택이 들어서게 된다. 구글빌리지는 새너제이 다운타운에 위치한 디리돈역을 중심으로 설계되는 것이 특징이다. 디리돈 역은 이미 LA와 연결되는 고속철도의 기착지가 되며 샌프란시스코 고속 통근 열차와도 연결된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와 이스트 베이 지역을 관통하는 지하철(바트, BART)과 대륙 횡단 열차(암트랙) 그리고 기존 완행 열차(칼트레인)까지 연결된 그야말로 '교통 허브'로 자리잡게 된다.
구글빌리지가 완성되면 디리돈 역은 하루에 600편의 열차가 지나는 서부의 그랜드 센트럴역(뉴욕의 최대 기차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북캘리포니아 지역(북가주) 최대 규모의 재개발 프로젝트로 꼽힌다. 그동안 이 지역 최대 건설공사는 지난 2000년 시작된 샌프란시스코 '미션 베이' 재개발이었지만 이번 재개발은 미션 베이의 2배가 넘는다.
구글이 이처럼 대규모 재개발에 직접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직원들의 교통 편의 때문이다. 구글 본사가 위치한 마운틴뷰 지역은 구글 직원의 출퇴근으로 정체가 매우 심하고 젊은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교통 지옥이 되고 있어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실리콘밸리 지역의 집값 폭등으로 직원들이 생활비 고통을 호소하자 기업들이 직접 주택을 지어서 불만을 해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실제 최근 페이스북도 멘로파크에 1500세대가 살 수 있는 주택이 포함된 '윌로캠퍼스' 조성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직원들의 거주 부족을 해소하려는 목적이 있다.
이번 구글 빌리지 개발 계획으로 샌프란시스코로 옮겨갔던 실리콘밸리의 중심이 다시 새너제이 지역으로 옮겨갈지도 관심사다.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는 구글 빌리지와 대중교통 허브가 조성되면 더 많은 IT 회사들이 새너제이로 옮겨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너제이는 현재 시스코, 이베이, 어도비 등이 본사를 두고 있지만 '구도심' 이미지가 강했는데 구글 빌리지 건설 계획으로 새너제이가 부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올해 페이스북, 엔비디아, 애플이 개발자대회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너제이로 옮기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샘 리카도 새너제이 시장은 머큐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창의적인 인재들은 어느 직장에서 일할지를 결정하기에 앞서 어디에서 살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구글의 연구단지는 새너제이 시에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리콘밸리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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