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측 인사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내통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이메일 공개'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더 강력한 역풍에 휘말리고 말았다.
미 언론은 이메일 내용이 오히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정황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충격적"이라며 등을 돌렸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낮 푸틴 러시아 정부와 가까운 러시아인 변호사와 만나기 전, 회동을 주선한 인사와 자신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회동 주선자인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대리인 로브 골드스톤은 이메일에서 러시아 변호사가 "매우 민감한 고급 정보", "힐러리(클린턴), 힐러리와 러시아의 거래를 유죄로 만들 공식적인 문서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이는 "트럼프 후보에 대한 러시아와 러시아 정부 지원의 일부"라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투명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라고 이메일 공개 이유를 설명했지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모양새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크게 동요했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메일은 충격적이며 매우 문제가 많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주니어 등이 만난 러시아인 변호사가 '(힐러리에게 타격을 주거나 민감한 정보는) 전혀 모른다"고 말한 것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사실에 대한 트럼프 주니어의 생각이 뭔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그가 증언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의회 증언을 요구했다.
같은 당의 리 젤딘(뉴욕) 하원의원은 불과 반나절 만에 등을 돌리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디지털뉴스국]
↑ 백악관 "트럼프, 장남-러 접촉 몰랐다"…힐러리측 "모를 수도 있나?" (워싱턴 AFP=연합뉴스) 2016년 11월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오른쪽)가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마지막 유세 연설을 하는 동안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아버지의 등에 손을 얹고 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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